규칙을 악용한 고래로부터 코인을 뺏을 수 있을까
고래 집단이 드롭 규칙 악용‥JUNO 발행 물량 4.1% 확보
거버넌스 투표로 고래 보유 자산 회수하기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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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수
박범수 2022년 3월21일 07:30
출처=Shubham Dhage/Unsplash
출처=Shubham Dhage/Unsplash

어떤 집단이 규칙을 교묘히 이용해 다량의 가상자산을 보유하게 됐다. 그 코인은 압수해도 되는 걸까.

최근 코스모스 앱체인 주노 프로젝트에서 진행된 거버넌스 제안 16번의 투표 결과는 ‘그렇다’고 답했다.

21일 블록체인 엑셀러레이터이자 주노 프로젝트 검증인(Validator)인 a41벤처스에 따르면, 주노 프로젝트 개발팀인 코어-1(Core-1)은 "스테이크드롭 정정"이라는 제목의 거버넌스 제안 16번을 지난 11일 올렸다.

주노 거버넌스 제안 16번의 상세 내용. 출처=민트스캔 웹사이트 캡처
주노 거버넌스 제안 16번의 상세 내용. 출처=민트스캔 웹사이트 캡처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주노 네트워크는 자체 가상자산인 JUNO(주노)를 출시하면서 한 지갑의 ATOM(코스모스) 보유량에 따라 1:1 비율로 JUNO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유동성 공급을 결정했다. 대신 한 주체가 다량의 가상자산을 취득할 것을 대비해 받을 수 있는 JUNO 최대치는 5만개로 제한했다.

하지만 한 고래 집단이 50개 이상의 지갑에 ATOM을 나눠서 보유하는 방법으로 규칙을 악용해 지갑 수만큼 JUNO를 얻었다. 이에 따라 이 집단은 12일 기준 약 3100만개의 JUNO를 보유하게 됐다.

이에 '코어-1'은 고래 지갑에서 당초 최대치로 정해졌던 5만JUNO만 남기고 잔고만큼 주노 커뮤니티 풀에 물량을 채우자는 내용의 제안을 올렸다. '코어-1'은 고래 집단이 온체인 거버넌스 투표에 위험성을 불러오고 검증인을 매수할 잠재성이 있으며 탈중앙화거래소(DEX) 유동성을 쉽게 뒤흔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노 거버넌스 제안 16번의 투표 결과. 출처=민트스캔 웹사이트 캡처
주노 거버넌스 제안 16번의 투표 결과. 출처=민트스캔 웹사이트 캡처

5일 후 투표는 종료됐다. 결과는 ‘찬성’ 40.85%, ‘반대’ 33.76%, ‘강력히 반대(NoWithVeto)’ 3.59%, ‘기권’ 21.79%. 제안은 통과됐다. 

주노의 거버넌스 투표에서는 기권을 제외하고 찬성이 50% 이상이고 '강력히 반대' 비율이 33.3% 이하라면 그 제안은 통과된다.

'강력히 반대'가 기권을 제외한 전체 표에서 33.4% 이상을 차지하면 제안을 등록하기 위해 제안자가 낸 보증금이 소각된다. 

이 투표에는 6만2641개의 개인과 125명의 검증인이 참여했다. 문제가 된 고래 지갑은 기권힌 것으로 기록돼 있다.

그러나 이번 제안에 대해 일부 주노 프로젝트 검증인들은 부정적 의견을 표했다.

제안에 반대한 a41벤처스의 이응호 파트너는 이번 사건에 대해 “개인 자산을 타인이나 다른 집단이 가져가는 것을 막기 위해 나온 게 블록체인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걸 블록체인에서 하면 펀더멘털이 흔들린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주노 프로젝트 검증인인 피그먼트(Figment)의 개빈 버치는 이번 투표에 대해 “제안에 명시된 고려 사항이 사안의 엄중도에 비해 빈약하고 토론 없이 제출됐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피그먼트는 ‘강력히 반대’를 택했다.

심지어는 투표를 제안한 '코어-1' 측도 투표가 마감되기 하루 전인 15일에 "주노 커뮤니티 구성원에게 제안 16번에 반대할 것을 요청한다. 제안의 내용은 급하게 결정됐다"는 트윗을 올렸다. '코어-1'은 "대다수가 제안 16번을 지지하지만 지지하는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이 개인 주소의 신성함을 해치는 급격한 조치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코인데스크US는 “16번 제안을 수행하려면 코드를 변경하는 하드포크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당장 하드포크가 이뤄지지는 않을 계획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이번 제안은 '문자 제안(Text Proposal)'이므로 결과가 자동으로 처리되지 않고 제3자에 의한 차후 조치를 필요로 한다.

주노 프로젝트가 기술적으로 기반을 두고 있는 코스모스체인에서 검증인,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탬퍼의 박창원 공동 설립자는 "이번 제안은 커뮤니티가 (16번 제안에) 동의한다면 어떻게 (이번 사안을) 해결할 것인지에 대해 다음 제안을 통해 올리겠다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즉각적인 회수 조치는 아니었지만, 이번 사건은 향후 있을 지분 증명 방식을 사용하는 프로젝트의 거버넌스에서 참고할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코인데스크US는 이번 사건에 대해 "이용자의 토큰 잔액을 바꾸기 위해 온체인 거버넌스가 사용된 첫 번째 주요 사례라 주목할 만하다"며 "좋든 나쁘든 블록체인 거버넌스의 전환점(watershed)"이라고 표현했다.

박창원 공동 설립자도 "큰 금액이 없어질 수도 있는 거버넌스 제안이 이렇게 통과된 건 거의 처음이나 다름없다. (이 사건은) 커뮤니티의 결정에 따라서 블록체인 상에 존재하는 자금이 없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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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걸 2022-03-21 12:25:52
당연히 없다고 본다. 애초에 규칙을 잘 정하던가, 많이 벌어가면 배아파서 다시 가져오겠다??

Kim Eileen 2022-03-21 11:35:37
큰 금액이 사라질 수 있음에도 통과된 이유는 소수에 집중된 분배 구조는 탈중앙화를 지향하는 코인 본질과는 괴리가 크기때문이라고 봅니다.

태양의 기사 2022-03-21 11:31:30
데이터 쪼가리의 위험성이라는 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