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 아태지역 정책 총괄 "한국, 규제 불명확성 강해 아쉬워"
라훌 아드바니 리플 아태지역 정책 총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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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혁
박상혁 2022년 3월15일 15:41

"한국 가상자산 규제의 아쉬운 점은 불명확성의 범위가 너무 넓은 것 아닐까. 그래서 (한국) 기업들이 가상자산 관련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라훌 아드바니 리플 아태지역 정책 총괄은 지난 10일 코인데스크 코리아와 가진 줌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인터뷰는 가상자산 송금 솔루션 기업 리플, 블록체인 기반 인수합병(M&A) 플랫폼 개발사 지비시코리아, 영국 투자자문사 옥스포트 메트리카가 15일 공동 발간한 '대한민국 블록체인 기술 및 디지털 자산을 위한 정책 프레임워크' 보고서를 주제로 진행됐다. 

보고서에는 ▲결제 토큰, 유틸리티 토큰, 증권형 토큰을 명확히 구분 ▲리스크에 민감한 디지털 자산 규제 프레임워크 구현 ▲시장참여자가 규제 감독 하에 통제된 환경에서 최종 사용자와 함께 새로운 제품, 서비스 및 비즈니스 모델을 테스트할 수 있는 디지털 자산 규제 샌드박스 육성 ▲규제 당국과 시장참여자 간 소통을 통한 민관협력 활성화 등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포함됐다.

아드바니 정책 총괄은 보고서 내용을 소개하면서 "한국이 규제 불명확성이 강한 것은 아쉽지만 투기를 바로 잡기 위해 당국이 노력한 부분을 안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혁신친화적인 가상자산 정책 프레임워크를 위해 한국 기업들이 규제 당국과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오는 4월에는 한국의 정책입안자와 규제 기관이 소통할 수 있는 정책 프레임워크 행사를 서울에서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래는 아드바니 정책 총괄과 나눈 일문일답 내용이다.

10일 코인데스크 코리아와 줌 인터뷰를 한 라훌 아드바니 리플 아태지역 정책 총괄. 출처=리플
10일 코인데스크 코리아와 줌 인터뷰를 한 라훌 아드바니 리플 아태지역 정책 총괄. 출처=리플

-리플이 한국 정책 프레임워크 보고서를 내게 된 배경은?

"최근 한국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에서 낸 보고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한국은 가상자산 시장이 활성화된 나라 중 하나다. 그러나 한국 역시 다른 아태지역 가상자산 시장처럼 소비자 보호, 자금세탁 방지 등의 영역에서 규제가 이뤄져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에 합리적인 정책 프레임워크를 강조하기 위해 보고서를 내게 됐다."

 

-이번 보고서를 위해 한국 유명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따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고 들었다. 어떤 금융사의 CEO와 구체적으로 어떤 설문조사를 한 것인가.

"설문조사는 비공개로 진행됐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이나 금융사의 이름을 밝힐 수는 없다. 알려줄 수 있는 선에서 이야기하자면 한국 상위 20개 금융사 가운데 10개 금융사가 이번 설문조사에 참여했다. 설문조사 대상이 된 한국 금융사들이 (한국의 규제 환경 아래에서) 블록체인 생태계에 어느정도까지 관심이 있는지를 알아봤다." 

 

-유럽의 미카(MiCA: Markets in Crypto-Asset Regulation), 싱가포르의 PSA(Payment Services Act), 미국의 증권법 등과 비교했을 때 한국 블록체인 규제 현황은 어떻다고 보는가.

"다른 나라의 규제와 한국 규제 현황을 비교하기보다는 각 나라의 규제를 서로 다르게 봐야 할 것 같다. 각 나라마다 정치·경제·사회적 토대가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각국이 공통적으로 추진해야 할 방향성은 (블록체인에 대한) 기술 중립성과 (가상자산의) 위험성을 고려한 혁신친화적 규제라고 본다. 이번에 우리가 한국에 제안한 정책 프레임워크에서도 이러한 내용을 담았다."

 

-보고서에 국제 송금 사례로 리플넷을 거론했다. 일각에서는 리플넷 가운데 XRP를 이용하는 ODL(On-Demand Liquidity, XRP을 이용한 초국가적 송금 네트워크) 사용자는 별로 없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ODL 거래량은 명목가치 기준으로 2020년에 24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2019년 대비 12배 늘어난 수치다. ODL을 이용하는 국가 역시 20개 이상으로 늘어났다. 지난 10월에는 중동 시장에 새롭게 ODL을 구축했다. 나는 ODL의 수요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본다." 

 

-ODL을 이용하려면 XRP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꼭 XRP만 쓸 필요는 없지 않나. 다른 가상자산도 도입할 수 있지 않나.

"ODL에서 XRP를 브릿지 자산으로 사용하는 이유는 속도와 확장성 때문이다. XRP를 이용하면 몇 분 안에 거래를 처리할 수 있다. 향후 가상자산 시장이 더 발전하면 다른 가상자산의 도입을 모색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XRP 외에 다른 가상자산을 도입해야 할 필요성이 별로 없어 보인다."

 

-일각에서는 은행이나 규제 당국이 직접 메인넷을 만들어서 리플이 하는 서비스를 시행하면 되지 않냐고 말한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은행에서는 은행 간 송금 시스템으로 한 국가에서는 빠른 송금 환경을 제공하지만, 리플 ODL은 한 국가를 넘어 국제 송금에 초점을 맞춘 국경 없는 결제 솔루션이라는 게 차별점이다. 

이를테면 은행에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거래한다고 가정해보자. 현지에서는 실시간 송금이 가능하지만, 국제 송금으로 넘어가는 순간 복잡한 절차로 인해 송금 속도가 현저히 느려진다. 

반면 리플 네트워크에서는 국경 없는 표준 프로토콜이 설정돼 있으며, XRP라는 브릿지 자산을 통해 통화 간 장벽 없이 국제 송금을 실시간으로 할 수 있다."

 

-한국의 가상자산 규제에 대해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을 꼽자면.
"규제 불명확성의 범위가 너무 넓은 것이 아쉬운 점 아닐까. 그래서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가상자산 관련 사업을 추진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가상자산사업자 진입 장벽이 높은 것도 기업들의 의욕을 꺾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 내가 알기로 한국 가상자산사업자 가운데 은행과 실명인증 계좌를 계약한 곳은 4곳뿐인 것으로 알고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과거 한국 가상자산 시장의 투기를 바로잡기 위해 규제 당국이 노력해 온 것을 안다. 앞으로 혁신친화적인 가상자산 정책 프레임워크를 위해 한국 기업들이 규제 당국과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책입안자와 규제 기관의 경우에는 블록체인의 장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번 보고서를 낸 것도 정책입안자와 규제 기관의 블록체인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것이다.  

4월에는 서울에서 정책 프레임워크 행사를 가질 예정인데 한국의 정책입안자와 규제 기관이 소통하는 자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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