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케이시] 웹3, 힘겹지만 가치있는 싸움
주간 연재 칼럼 ‘돈을 다시 생각하다’ 90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Michael J Casey
Michael J Casey 2022년 1월18일 07:30
출처=Lucas Bravo/Unsplash
출처=Lucas Bravo/Unsplash
‘돈을 다시 생각하다(Money Reimagined)’는 돈과 인간의 관계를 재정의하거나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바꿔놓고 있는 기술, 경제, 사회 부문 사건과 트렌드들을 매주 함께 분석해 보는 칼럼이다.

지난달 웹3에 쏟아진 관심과 분열적 논쟁을 본 뒤, 어떤 사람들은 인류가 세 번째 맞이하는 더욱 탈중앙화된 인터넷 시대가 완전히 새로운 것이란 생각을 했을 수도 있다.

사실 '웹3.0'은 구글, 페이스북 같은 거대 인터넷 플랫폼들의 시장 지배가 만들어낸 사회, 문화, 정치적 왜곡 현상에 대해, 그리고 웹2.0의 데이터 주도 경제환경이 끼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해 우리가 지난 20년간 해왔던 논의에서 줄곧 한 부분을 차지해 왔다.

웹3은 최근 가상자산 업계에서 새롭게 이름 붙인 ‘웹3’(이는 이더리움(Ethereum)과 폴카닷(Polkadot)의 공동 창업자인 개빈 우드가 지난 2014년 블로그 글을 통해 처음 소개한 용어로, 지난주 코인데스크US는 해당 글을 게재했다)보다도 훨씬 이전에 등장했다.

격한 논쟁의 양 끝에 서 있는 사람들은 모두 합당한 관점을 견지하고 있다. 인터넷 기업가이자 투자자 크리스 딕슨은 웹3 프로젝트가 실질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는 입장이고, 잭 도시는 웹3란 용어 자체가 그저 벤처 자본가들이 주식과 토큰 투자를 위해서 이용하는 유행어일 뿐이라 말했다.

똑같이 팀이란 이름을 쓰는 두 유명인(아래에서 자세히 다루겠다)을 포함해 명석한 두뇌를 가진 이들이 그렇게 오랜 기간 웹2.0에서 탈출하기 위한 연구를 해오고 있는 것을 보면 웹3 프로젝트에는 가치 있는 포부가 있으며, 해당 프로젝트가 성공할 경우 대중에게 돌아가는 혜택과 기업들이 가져갈 보상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반면 그렇게 긴 시간 동안 여전히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있자면 규모가 거대한 문제를 푼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투자자들 입장에서 거창하기만 한 약속은 걸러 듣는 게 현명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둘 중 어떤 의견을 지지하든, 웹2의 핵심적인 구조적 문제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논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를 통해 웹3를 반드시 개발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보여줄 근본적인 문제를 드러낼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인터넷을 지배하고 있는 거대 기업들의 이익과 일반 대중의 이익이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블록체인 기술이 이 문제의 해결에 도움을 줄 수는 있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은 해결책의 일부(물론 가장 중요한)일 뿐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기술(탈중앙화 기술과 중앙화 기술)과 규제, 경제적 근거를 적절히 배합해 대립관계에 있는 공적 이익과 사적 이익을 일치시킬 사업 모델을 개발하는 일이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웹3의 오랜 역사를 살펴보고 우리가 어떻게 오늘에 이르게 됐는지를 알아보자.

출처=Lianhao Qu/Unsplash
출처=Lianhao Qu/Unsplash

웹3의 의미는 웹2.0이 아니라는 뜻

개념상 웹3.0는 우리 사회가 웹2.0과 그에 따른 독점 문제에서 탈출해야 한다는 생각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오랜 시간 동안 웹3.0는 단순히 ‘웹2.0 이후에 등장할 모델’이란 뜻을 지녀왔다.

지난 2006년 월드와이드웹(WWW)의 하이퍼텍스트 시스템을 개발한 팀 버너스리 경은 인터넷 환경을 웹3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할 필요성을 시사했다. 유명 IT 전문 출판사 설립자인 팀 오라일리가 최근 쓴 글에 따르면, WWW 창시자인 버너스리는 당시 그의 오랜 비전인 새로운 ‘시맨틱 웹(Semantic Web)’을 설명하기 위해 ‘웹3.0’이란 용어를 만들었다.

버너스리는 유니버설 데이터 포맷(UDF)과 인공지능(AI)의 발달로 진정한 기계간(M2M) 통신망 운영에 있어 제3자의 중개가 필요 없어지게 된 상황을 봤다.

정말로 버너스리가 웹3.0이라는 용어를 만들었는지는 불분명하다(오라일리의 칼럼에 링크된 2006년 뉴욕타임스 기사에 따르면, 전설적인 컴퓨터 과학자인 버너스리는 “사람들이 웹3.0가 뭐냐는 질문을 계속해서 한다”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이 말은 웹3란 용어를 그보다 다른 사람들이 더 먼저 썼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라일리가 ‘웹2.0’이란 용어를 만들었다는 사실에 대해선 논란의 여지가 적다. 그는 2005년에 쓴 유명한 에세이를 통해 이 용어를 설명하기 전 그보다 1년 앞서 웹2.0을 주제로 콘퍼런스를 연 바 있다.

2004년도에는 1990년대 후반 닷컴버블에서 살아남은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가치 있는 커뮤니티들을 중심으로 막강한 시장 권력을 장악했다는 게 잘 알려져 있었다. 오라일리는 이들의 시장 장악을 가능하게 해준 네트워크 효과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사업모델에 이름을 붙였다.

공동 플랫폼을 사용하는 대규모 이용자층의 규모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이 성장세가 더 많은 이용자들을 끌어들여 광고주들이 선망하는 플랫폼이 되는 구조였다. 강력한 권력을 지닌 중개 주체들의 등장으로 인터넷이 본래 표방했던 탈중앙화 개념(정보 발행자와 이용자가 제3자의 허가 없이 서로 직접적인 접근권을 갖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 전개됐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시스템이 사회에 악영향을 준다는 사실과, 거대 플랫폼들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인 전례 없이 방대한 양의 이용자 정보를 수집하고, 광고주나 다른 정보 매수자들을 위해 이를 포장하는 능력이 ‘감시 자본주의’로 진화할 거라는 사실을 곧바로 깨닫지 못했다.

사람들은 소수의 거대 플랫폼들이 갖고 있는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정보 통제권에 우리 모두가 의존하게 될 거라곤 예견하지 못했다. 하물며 우리가 무엇을 검색하고 클릭하는지를 알 수 있도록 그들에게 접근 권한을 넘겨줌으로써 우리가 이 플랫폼들의 감시 대상이 되고, 그로 인해 반향실에 갇힌 집단이 되며, 부지불식간에 타깃 광고와 허위 정보의 조종을 받게 되리라곤 더더욱 예상하지 못했다.

내가 앞서 일치하지 않는 사업 모델이라고 말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본래는 고객의 이익을 생각해야 하지만, 생산물을 보유한 이들의 이익을 생각하는 모델인 것이다. 사회가 이런 식으로 정보를 배포하는 것은 매우 잘못됐으며, 앞으로 웹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 또한 바로 이것이다.

출처=Shubham Dhage/Unsplash
출처=Shubham Dhage/Unsplash

웹3.0이 웹3가 되다

개빈 우드가 지난 2014년 에세이를 공개했을 때, 우리가 처한 현실은 더 명확해진 상태였다. 또 문제를 바라보는 새로운 방식도 생겼다.

블록체인 기술 옹호론자들은 이제 중앙화된 인터넷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뿐만 아니라 문제를 프레이밍하는 새로운 방식으로서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블록체인을 중심으로 ‘신뢰’라는 개념에 초점을 맞추면서, 당시 이더리움을 공동 창업하고 있던 우드는 우리의 시선을 탈중앙화의 비효율성 때문에 중앙화된 독점이 등장했다고 말하는 일반적인 경제 이론으로부터 웹2.0의 메타 문제로 돌렸다.

바로 탈중앙화된 커뮤니티 간의 신뢰 부족으로 사람들이 중앙화된 주체들에게 자금뿐만 아니라 가치 있는 정보의 교환까지도 담당하게 일임하고 있는 상황 말이다. 은행이나 돈과 관련해 항상 행해져 왔던 관행이 이제는 또 다른 가치 상품인 데이터의 교환에 있어서도 적용될 수 있는 것이다.

그 다음 단계는 구글 등 중앙화된 주체들에 대한 신뢰를 대체하기 위해서 이더리움 같은 블록체인이 개방형 프로토콜과 탈중앙화된 검증자 네트워크를 통해 입증 가능하고 신뢰할 만한 거래 추적 수단을 대안으로 제공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이 주장대로라면 그런 대안이 제공될 경우 독점적 플랫폼들을 탈중앙화된 데이터 공유 커뮤니티로 대체할 수 있는 것이었다.

앱을 통해 커뮤니티의 자금과 정보를 거래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이 탄생하겠지만 ‘자기주권신원(SSI)’을 준수하기 때문에 소중한 개인 정보에 대한 통제권은 각각의 개인 이용자들만 가질 수 있다.

이 같은 아이디어에 큰 관심을 뒀던 우드는 이더리움을 떠나 패리티 랩스(Parity Labs)에 몸담는 동안 인터넷을 바로잡고자 하는 원대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리고 지난 2017년 웹3 재단(Web3 Foundation)을 설립하면서 사실상 웹3.0을 웹3로 리브랜딩했다.

출처=Manny Ribera/Unsplash
출처=Manny Ribera/Unsplash

가교

그로부터 4년이 지나 웹3가 흔한 단어가 되고, 웹3와 대체불가능토큰(NFT) 같은 가상자산 상품과의 연관성이 커진 지금, 우리는 목표를 이뤄가고 있을까?

아직은 확실하지 않다. 분석의 한 방법으로 전 트위터(Twitter) 최고경영자(CEO)인 잭 도시의 트위터 비평을 읽어보기 바란다. 그는 웹3 업계가 실질적인 기능보다는 벤처 자본 수익에 더 관심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방법으로 연쇄 창업가이자 엔젤 투자자이며 수필가인 발라지 스리니바산 같은 사람들의 정중한 반응을 살펴보길 바란다.

그는 이더리움의 무신뢰(trustless) 기반 ‘스마트계약’이 트위터 이용자들이 트위터의 ‘사회 계약’을 신뢰해야 하는 것보다 뛰어나다며 칭찬을 했다.

아니면 시그널(Signal) 창립자 목시 말린스파이크(실명: 매튜 로젠펠드)의 블로그 글을 봐도 좋다. 그는 개개인이 자신의 웹 서버를 운영할 때 드는 비용과 노력으로 인해 사람들이 자연스레 효율성이 높은 중앙화된 플랫폼으로 서버 통제권을 넘기게 될 것이기 때문에 웹3를 개발하는 일이 가상자산 지지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 글을 본 전 비트코인 코어 개발자 마이크 헌은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SPV(simplified payment verification) 지갑을 무결성을 유지하면서도 중앙화된 서버에 의존하지 않고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라이트웨이트 이용자가 관리하는 소프트웨어의 예라며 디테일한 반응을 내놓았다.

모두 타당한 주장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우리가 매트릭스를 탈출하기까지는 아직 먼 길을 가야 한다는 거다. 집단행동의 힘으로 중앙화된 플랫폼들의 네트워크 효과에 따른 이점을 이겨낼 수 있는 DAO(탈중앙화 자율조직)처럼 블록체인의 무신뢰 기반 거래 모델이 일부 해결책을 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보다 더 많은 것이 필요하다. 오라일리는 가장 최근에 쓴 기사에서 “웹3가 이상주의를 넘어 탈중앙화된 신뢰를 위한 일반적 시스템이 되려면 실제 세계와 그 법체계, 운영되고 있는 경제와 강력한 인터페이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행히도 그 가교가 현재 만들어지고 있다. 그리고 수요가 이를 가속화할 것이다. 예를 들어, 법률 전문가의 관리를 받는 주류 언론사들이 NFT와 메타버스업계에 진출한다면 이들은 해당 정규화 기능들의 개발을 요구할 것이다. 하지만 오라일리의 주장으로 되돌아가 보자면, 블록체인과 가상자산만으론 해결책이 될 수 없다. 그 이상의 다양한 요소들이 필요하다.

우리는 인류를 위해 웹2.0의 늪에서 탈출해야 한다는 우리의 목표를 잊어선 안 된다. 웹3 개발자들이 목표 달성을 위해 매진해 주길!

영어기사: 박소현 번역, 임준혁 코인데스크 코리아 편집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제보, 보도자료는 contact@coindeskkorea.com으로 보내주세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Kim Eileen 2022-01-18 12:14:24
웹의 미래에 대한 모든 이상치를 웹 3.0이라는 개념 하나에 모두 묶어 설명하려는 경향이 있지만 현재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