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세바스찬 보르제 더샌드박스 공동설립자가 생각하는 메타버스
"크리에이터에게 권한을 돌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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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준혁
임준혁 2021년 10월24일 13:25
The Sandbox COO and co-founder Sebastien Borget
세바스찬 보르제 더샌드박스(The Sandbox) 공동설립자

세바스찬 보르제(Sebastien Borget) 더샌드박스(The Sandbox) 공동설립자는 크리에이터들에게 권한을 돌려주는 꿈을 꾼다.

"현재 게임 산업을 보면 게임회사가 모든 권력을 가지고 있어요. 이용자가 게임을 돈 주고 사도 그걸 실제로 소유한다고 보기 어려워요. 왜냐면 그 게임에 대한 아무런 권한이 없으니까요. 게임을 운영하는 방식에 있어 이용자의 권한은 제로에 가깝죠."

그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의 탄생 배경 이야기를 꺼낸다. 거대한 기업으로 거듭났지만 시작은 소박했다.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는 둘 다 작은 차고에서 회사를 설립했다.

"차고에서 코딩하면서 회사를 차리는 이미지가 저에게 진정한 프로그래밍 정신을 보여줍니다. 격식이나 형식보다는 콘텐츠와 재능이 더 중요한 세상. 나는 그걸 더 샌드박스로 실현하고 싶어요."

나는 서울의 어느 가을날 화상통화로 보르제와 얘기를 나눴다. 그는 월간 활성 사용자(MAU)가 1백만명이 넘는 규모의 메타버스 플랫폼을 만든 사람을 치고는 겸손해 보인다. 질문할 때마다 표정에서 진심으로 고민하고 생각하는 걸 읽을 수 있다.

보르제는 프랑스 출신 개발자다. 파리 남부의 쉬드파리 통신학교(Telecom SudParis)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뒤 홍콩 중문 대학에서 석사 과정을 밟았다.

프랑스로 돌아온 후 그는 지금의 비즈니스 파트너를 만나서 2007년 첫 창업을 했다. 개인 간(P2P) 기술을 개발해서 1세대 탈중앙화 기업 중 하나를 설립했다. 그는 2011년 모바일 게임 산업으로 전환했는데 그때부터 플레이어들을 크리에이터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2012년 그들은 더 샌드박스의 첫 버전을 출시했다.

세바스찬 보르제 더샌드박스 공동설립자. 출처=두나무
보르제 지난 9월 UDC 2021 행사에 참여했다. 출처=두나무

더 샌드박스(The Sandbox)는 간단히 말하자면 아바타를 만들고 땅을 사고 여러 NFT 기반 게임과 체험을 만들 수 있는 가상세계 플랫폼이다. 이용자들은 플랫폼의 고유 토큰 샌드(SAND)를 구입, 수집해서 부동산인 랜드(LAND)를 살 수 있다. 자신의 랜드에 대한 소유권은 NFT로 기록, 증명된다.

자신의 랜드에서 게임이나 NFT 전시관을 만들 수 있고, 축제나 파티를 열 수 있으며 와인 동호회 같은 정기적인 모임도 주최할 수 있다. 입장료를 받아서 수익을 내고 더 많은 랜드를 구입, 개발할 수 있다.

방금 언급한 와인 플랫폼은 실제로 샌드박스에서 운영된다. WiV의 멤버들은 현실 세계의 와인을 토큰화해서 사고팔 수 있으며 와인 생산업에 대해 모든 걸 배울 수 있다.

"더 샌드박스는 새로운 디지털 경제 생태계를 탄생시켰어요. 여기서 디지털 부동산 중개업체 같은 새로운 커리어도 창출돼서 현실 세계의 직장을 그만두고 오직 더 샌드박스로 먹고 사는 이용자도 점점 늘어납니다."

보르제에 따르면 더 샌드박스 운영팀은 수익의 절반을 플랫폼 개발에 투자한다. 그는 운영팀이 최대한 빠질 수 있도록 완전히 탈중앙화된 플랫폼을 꿈꾼다고 말한다.

"우리를 길들인 현재의 시스템은 작동은 하되 사실상 여러모로 망가진 시스템이에요. 이용자들을 돕는 것보다 착취하는 목적이 더 크죠."

보르제가 생각하기에는 이용자가 뭔가를 만들면 거기서 발생한 혜택을 이용자가 가져가야 하지, 플랫폼이 중간에서 낚아채면 안 된다.

"유튜브나 틱톡만 봐도 플랫폼만 제공되면 사람들이 자신 속에 숨겨진 창의력을 발견하고 개발하는 게 얼마나 재미있는지 알 수 있어요"고 그는 말한다.

"출신, 성장 배경, 국적, 나이, 성별 등과 상관없이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는 시대가 왔습니다. 하지만 아직 대부분의 플랫폼들은 너무 많은 권력을 쥐고 있죠. 나는 그저 크리에이터들에게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하고 싶을 뿐입니다."

메타버스에 정말 좋은 모습만 있을까? 오히려 현실을 도피하는 수단으로 발전하는 건 아닌가? 보르제는 사람에 따라 충분히 그럴 가능성도 있다고 인정한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메타버스는 우리의 상상력을 더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인간의 본성에는 탐험에 대한 욕구가 있어요. 하지만 2021년 우리가 현실세계에서 탐험할 수 있는 영역이 얼마나 남았을까요? 우주나 심해를 탐험할 기회가 모두에게 오지는 않을 것 같아요.

적어도 내가 살아있는 동안. 그럼 우리가 탐험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우리의 사상과 상상. 메타버스는 우리의 상상력을 더욱 풍부하게 표현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입니다."

그는 메타버스가 현실 세계를 대체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보완할 뿐. 현실 세계에서 하지 못하는 것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현실 세계에서 패션 디자이너가 될 기회가 없다? 메타버스에서 하면 된다. 더 샌드박스에는 실제로 NFT 패션디자이너란 직업이 있다.

이런 메타버스가 정말 대중화될 수 있을까? 보르제는 그렇다고 본다.

"현재 속도로만 계속 플랫폼을 꾸준히 개발하고 구축해놓으면 커뮤니티가 알아서 성장할 겁니다."

그는 더 많은 나라가 한국을 조금 더 닮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가 보기에는 한국인은 메타버스에 빨리 익숙해지고 가상 경제 생태계에 쉽게 적응하는 편이다. 그에 따르면 더 샌드박스 월간 활성 이용자(MAU) 수, 커뮤니티 규모, 랜드 소유자 수 등으로 봤을 때 한국은 세계 2위다.

"한국은 e-스포츠의 나라잖아요. 사람들은 가상 세계에서 뭔가를 사고 거래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어요. 게임 대회를 유럽인들이 축구 경기를 보듯이 즐기는 문화권입니다."

보르제는 코로나만 허용한다면 올해 11월 서울 방문할 예정이다. 한국 업체들과 많은 프로젝트를 계획할 생각이라고 한다. 그는 자세한 건 기다리면 안다고 웃으며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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