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쿠바 동포들, 암호화폐로 고국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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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res Engler
Andres Engler 2021년 7월25일 15:10
출처=Juan Luis Ozaez/Unsplash
출처=Juan Luis Ozaez/Unsplash

반정부를 외치는 쿠바인들이 자국민 지원 수단으로 암호화폐를 활용하고 있다.

이달 초 쿠바에서는 미국의 제재에 따른 경제난과 극으로 치닫는 코로나 사태에 책임을 묻는 반정부 시위가 발생했다. 7월 8일 3,664명이었던 신규 확진자 수는 다음 날 6,422명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고, 그중 절반은 마탄사스주 집단감염으로 확인되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세계 각국에서 쿠바를 돕자는 #SOSCuba, #SOSMatanzas 해쉬태그를 단 트윗이 쏟아졌다.

마탄사스 출신 기업가 타이스 리셋은 고국의 확진자 급증 뉴스를 접하고 지원책을 강구하기 시작했고, 구호품과 식량 부족 문제를 해결할 최선의 방법은 기부금 지원이라고 판단했다.

리셋은 유투버 프랭크 엘 마키나와 손잡고 쿠바 암호화폐 인플루언서인 에릭 가르시아 크루즈에 도움을 청했다. 크루즈는 해외 달러 송금 및 수령 서비스에 특화된 암호화폐 스타트업 비트레메사스(BitRemesas)와 쿠바페이(QvaPay)를 이끌고 있다.

크루즈는 요청에 따라 쿠바페이(QvaPay)에 수수료 없이 기부금 모금이 가능한 임시 계좌를 생성했다.

그는 “모든 거래가 공개 등록되므로 모든 실시간 발생 거래를 투명하게 모니터링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암호화폐 기반 프로젝트는 해외 동포들을 대상으로 기부금을 받을 목적으로 마련되었다. 크루즈에 따르면, 암호화폐는 가장 쉽고 빠른 개인 송금 수단이며, 사실 내국인들이 제일 기부를 많이 한다고 한다. 그는 법정화폐 모금도 받기는 하나 암호화폐 송금 건수가 더 많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다수의 해외 쿠바 동포들은 암호화폐 거래소 계좌가 없었다고 한다.

“암호화폐 이용 방법을 모르는 해외 거주 중인 친구들에게 바이낸스나 코인베이스에서 구입하는 방법을 차근차근 알려줬습니다.”

현재는 미국 해외자산관리국의 대쿠바 경제 제재 때문에 일반 은행을 통한 달러 송금 길은 막힌 상황이다.

그러나 일부 유럽 은행은 금지 대상에서 빠져있고, 바쿠바 (VaCuba), 폰머니 (FonMoney) 등 제재를 피하기 위한 민간 송금 서비스 기관들도 생겨났다.

폰머니 (FonMoney) 의 경우, 먼저 유로, 파운드, 멕시코 페소, 칠레 페소, 스위스 프랑으로 돈을 받고 이를 쿠바 페소나 미국 달러로 환전해서 쿠바 계좌나 선불카드 등으로 예치해준다고 웹사이트에 나와 있다.

쿠바인들은 미국 무역제재로 비자나 마스터카드 발급이 불가능하다. 지난 11월엔 트럼프 정부 제재에 따라 세계최대 송금 서비스인 웨스턴 유니언이 쿠바로 가는 달러 송금을 전면 중지하기도 했다.

게다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여행산업 침체로 외화벌이도 막혀버렸다. 6월 쿠바 정부는 미국 제재로 해외 달러 이용이 불가하다는 이유로 달러예금수신 일시 중단을 선언했다. 다만 은행 이체는 가능하도록 했다.

자국 지원 프로젝트

크루즈는 지금까지 2천달러가 모금되었으며 주로 암호화폐를 통해 해외 동포들의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원에 힘을 보탠 또 다른 암호화폐 기업으로는 슬릭(Slyk)을 꼽을 수 있다.

코인데스크US와의 인터뷰에서 슬릭 CEO 팀 파르사는 “벤모에서 비트코인까지 다양한 수단을 통해 모금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렇게 모인 기부금은 마탄사스 및 타 도시 주민들을 위한 의약품과 마스크 구매에 사용될 예정이다.

슬릭 쿠바법인 CEO이자 커뮤니티 매니저인 카밀로 노아는 슬릭에 암호화폐 기부 아이디어를 고안해냈다.

“지금까지 기부금을 통해 의약품, 마스크, 알코올 소독제, 손 세정제, 박테리아 제거용 염소, 식량, 개인 위생용품, 의복 및 기타 구호품을 구매해서 주민들과 병원, 코로나 치료 센터에 전달했습니다.”

크루즈는 ‘쿠바에서 구호품 전달을 감독하는 시스템이나 기관은 따로 없다’고 말했다.

“쿠바 국민으로서 이웃을 도우려는 겁니다. 가장 필요한 사람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그 과정에서 투명하게 지원하고자 합니다.”

리셋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구호품 구매 수량과 단가, 암호화폐 기부자들의 이름을 게시하고 있다.

쿠바 정부의 반정부 시위대 체포 사건 이후 외출을 두려워하는 국민들이 늘어나면서 마탄사스 지원이 중단되기도 했다.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어요. 허가만 받으면 우리 자체에서 의약품, 식료품, 구호품을 전달할 수 있었죠.”

현재 구호품은 마탄사스 지역에서도 소위 ‘코로나 레드존’이라고 불리는 특별 위험지역에 있는 의료진과 환자들에게 전달되는 중이다. 그러나 최근 며칠간 다른 지역으로부터도 지원 요청이 쇄도하고 있어 향후 계획은 변경될 수 있다.

반정부주의자들이 조직한 ‘쿠바 민주정권이양을 위한 위원회’는 지난 토요일 마탄사스의 코로나 사태를 ‘총체적 난국’으로 규정하고 ‘인도적 위기 성명’을 발표했다.

“여기저기서 상황이 심각하고 도움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다른 지역들도 지원 프로젝트에 요청을 보내고 있다"고 크루즈가 설명했다.

현지 야당 언론 ‘14ymedio’에는 보건 시스템 붕괴와 자택사망 증가, 의약품 및 구호품 부족, 적절한 치료 부재를 비판하는 불만 글이 수십건 올라왔었다.

이내 소셜 미디어 상 반정부 움직임을 우려한 쿠바 정부는 인터넷 통신망을 차단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인터넷 거버넌스 감시 업체 넷블록스(NetBlocks)의 트위터 포스팅에 따르면, 국영 인터넷 통신 기업 에텍사(Etecsa)가 소셜미디어와 메세징 플랫폼 사용을 월요일부터 제한했다고 한다.

코인데스크US의 쿠바 소식통들도 실제로 통신망 차단이 있었으며, 일부 경우엔 텔레그램 메시지 응답에 꼬빡 하루가 걸린다고 전했다.

이 상황에서 암호화폐 거래 또한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쿠바페이(QvaPay)의 기부 등록 리스트를 보면 지난 이틀간 신규 기부 등록은 한 건도 없었다. 크루즈는 인터넷 통신망 차단으로 신규 등록이 어려우며 많은 사람들이 본인 소유의 암호화폐 지갑 사용도 못하고 있다고 했다.

크루즈는 “통신망외에 정치적 두려움도 문제"라고 말했다.

 

시스템 외부에서

라이트코인, 트론, 비트코인 캐시도 받고 있지만, 쿠바페이에서 기부금 지원에 가장 많이 쓰이는 암호화폐는 비트코인과 테더(USDT)다.

암호화폐로 받은 기부금은 암시장에서 법정화폐로 교환되고, 그 후 MLC (‘교환가능한 자유화폐’의 스페인어 약자)상점에서 외화로 물품구매가 가능하다.

그러나 몇몇 MLC상점은 공분을 사서 약탈당한 적도 있다.

쿠바에서는 작년에 많은 MLC상점이 생겨났고, 대부분의 식료품과 생필품 공급이 이 상점들에 집중되었다. 그러나 달러나 유로로 월급을 받지 못하는 대부분의 쿠바 국민들은 MLC상점을 이용할 수 없었다.

쿠바 정부는 1월 1일 이중 화폐 제도를 폐지하여 (미 달러에 연동된) 교환가능 페소 CUC를 금지하고 쿠바 페소 CUP만을 허용했다. 이로써 쿠바 페소 가치는 급락해 현재 $0.042로 거래되고 있다.

크루즈는 실제로는 암시장 환율이 달러당 60 쿠바 페소로 이보다 더 높으며, 암호화폐는 수급요인으로 인해 50 쿠바 페소로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노아는 대부분의 쿠바인들이 암호화폐 사용법을 모르며 도움을 요청하는 주민들도 식료품, 의약품 구매 시 현금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반면, 크루즈는 현재 쿠바에 20만명 가량의 암호화폐 사용 인구가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영어기사: 김가영 번역, 임준혁 글로벌에디터 편집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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