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CBDC 연구용역 경쟁... 라인·그라운드X·SK 전략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함지현
함지현 2021년 7월12일 18:12
한국은행. 출처=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 출처=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모의실험 연구사업을 두고 네이버, 카카오, SK그룹이 맞붙는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날 한국은행 CBDC 모의실험 연구사업 공고에 라인플러스, 그라운드X, SK(주)C&C 3곳이 주 사업자로 입찰했다.

라인플러스는 네이버의 계열사, 그라운드X는 카카오의 블록체인 계열사다. SK(주)C&C는 SK그룹 지주사의 SI사업부문이다.

한국은행은 이번 사업에서 공동 수급 방식을 허가하지 않았다. 컨소시엄 형태의 참여는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개발 용역은 컨소시엄 형태로 입찰을 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번 CBDC는 연구용역이라 단독 계약이 더 맞다고 판단했다"며 "연구용역에 필요한 자문도 한국은행이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업은 그간 금융기관의 IT사업을 수주해온 대형 SI업체 대신 빅테크 업체가 주축을 이룬 점이 특징이다. 삼성SDS는 이번 사업에 입찰하지 않았다. LG CNS는 주 사업자가 아닌 라인플러스나 그라운드X 진영 중 한 곳의 협력업체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LG CNS 관계자는 "우리도 참여했으나 입찰 형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라인플러스와 그라운드X는 이전부터 CBDC 사업 의지를 강력히 피력했다. 라인플러스는 지난해 한국은행 CBDC 컨설팅 사업에 참여해 기술 자문을 제공한 바 있다. 그라운드X는 올해 1월부터 CBDC 모의실험 사업 공모가 나오면 지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출처=한국은행 웹사이트
출처=한국은행 웹사이트

한국은행은 입찰에 참여한 업체가 제출한 서류를 바탕으로 7월 중 기술평가와 협상적격자와의 기술 협상을 거쳐 8월 중 연구 사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다만, 참여업체들이 자신들의 기술을 한국은행에 소개하는 설명회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 

선정된 업체는 2021년 8월부터 2022년 6월까지 총 두 단계에 걸쳐 모의 실험을 할 예정이다. 

1단계 모의실험은 올해 8월부터 12월까지로, 모의실험에 필요한 환경을 조성하고 발행 등 기본 기능에 대한 기술적 타당성을 검증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이후 한국은행은 2022년 1월부터 6월까지 2단계 모의실험으로, CBDC의 오프라인 결제와 디지털 자산 구매 등의 확장 기능과 개인정보보호 강화 기술 등 신기술 적용 가능성을 검토한다.

 

사업자별 CBDC 전략은? 

이홍규 언체인 대표 겸 라인 블록체인랩 총괄. 출처=김외현/코인데스크코리아
이홍규 언체인 대표 겸 라인 블록체인랩 총괄. 출처=김외현/코인데스크코리아

라인플러스는 지난 11일 라인 파이낸셜 블록체인 플랫폼을 소개하는 웹사이트를 공개했다. 웹사이트에 따르면, 라인 파이낸셜 블록체인은 CBDC를 비롯한 금융 시스템의 요구사항을 만족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모듈로 구성한 레이어 구조를 도입해 검증자 수와 최대 블록 크기 등을 맞춤 설정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라인 파이낸셜 블록체인의 레이어는 네트워크 레이어-합의 레이어-애플리케이션 레이어 총 3층으로 구성된다. 

인터체인 프로토콜도 지원한다. 인터체인  프로토콜은 서로 다른 블록체인을 호환할 수 있게 하는 통신 프로토콜이다. 인터체인 프로토콜을 토대로 다른 국가의 CBDC와 상호 운영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실제 결제에 쓸 수 있게끔 초당거래속도(TPS)를 높일 수도 있다. 라인플러스에 따르면, 라인 파이낸셜 블록체인은 자격 증명(PoA) 알고리즘을 채택해 최대 2000 TPS를 낼 수 있다. 자격증명은 주로 프라이빗 블록체인에서 사용되는 합의 알고리즘으로, 승인받은 검증자만 블록체인에서의 거래를 허가해주는 시스템이다. 

라인플러스는 조만간 선보일 페이먼트 채널 네트워크를 통해 오프체인에서 거래를 처리해 온체인의 처리량을 줄여 네트워크의 속도를 올릴 예정이다.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 출처=정인선/코인데스크코리아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 출처=정인선/코인데스크코리아

그라운드X는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을 토대로 CBDC 승부에 나선다. 클레이튼은 거버넌스 카운슬이 있어 CBDC를 올리기에 좋은 구조하는 게 그라운드X의 설명이다.

한재선 대표는 이전 인터뷰에서 "CBDC를 중앙은행이 실제로 발행한다면 여러 은행과 정부기관들이 컨소시엄 형태로 노드를 관리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그렇다면 거버넌스 카운슬 기업 32곳이 노드를 운영하고, 그 아래에 서비스체인을 각기 구축하는 하이브리드 구조를 가진 클레이튼이 제격"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더리움 공동 창업자 조셉 루빈이 설립한 회사를 협력사로 둔 점도 장점이다. 그라운드X는 올해 4월 이더리움 지갑 메타마스크를 개발한 컨센시스와 기술 협력을 맺었다. 컨센시스는 이더리움과 호환이 가능한 프라이빗 블록체인 ‘쿠어럼’을 운영하고 있다.

이로써 그라운드X는 클레이튼과 이더리움 간 호환성을 강화할 수 있다. CBDC에 필요한 안정성 등의 성능도 높일 수 있다. 또한, 컨센시스가 프라이빗 블록체인 '쿠어럼'을 활용해 싱가포르, 호주, 태국 등의 CBDC를 진행한 만큼, CBDC 개발 노하우를 공유받을 수도 있다.

출처=SK㈜ C&C
출처=SK㈜ C&C

SK주식회사는 SK(주)C&C의 '체인제트 포 이더리움'을 통해 이번 사업에 참여한다. 이더리움 프라이빗 플랫폼을 토대로 다른 ERC-20 표준을 따르는 암호화폐와의 호환이 가능한데다, 자체 키(계정) 복구 서비스를 추가했다. 이를 토대로 SK(주)C&C는 단기간에 CBDC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주)C&C에 따르면, ‘제로페이’ 운영사인 간편결제진흥원이 자문업체로 참여한다. 이로써 SK(주)C&C는 CBDC를 오프라인 결제에 바로 접목할 수 있는 기술력을 공유받게 된다. 

제보, 보도자료는 contact@coindeskkorea.com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